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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님이 슬며시 고개를 들며 논 바닥을 물들이고있다.
땅심을 받은 모는 이슬을 먹음채
레드카펫의 주인공 처럼
뜸부기는 이렇게 아침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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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떠나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放下着) 제가 키워 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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