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병원의 실수로 하늘도울고 땅도 울었다.

e-dam 2011. 9. 14. 15:42

 

 

즐거운 추석을 보내야하는데 슬픔의 소식이 제 주위에 있을줄이야

이렇게 글을 올려 봅니다.

추석전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견지낚시 저녁모임이 있었는데

잘아는 지인께서 젖먹이 아기를 안고 왔더군요

처음에는 그냥 친척 아이를 안고왔나 했더랬습니다.

장난삼아 어느새 늦둥이를 보았느냐 농담으로 주고 받았습니다.

잠시후 아기를 안고온 지인님의 흐느끼는 목소리로 친조카의 아들인데

아이를 낳고 병원의 실수로 아기의 엄마는 하늘나라로 가셨답니다.

아래 아기 아빠의 절규를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 카페 회원 남편입니다. 평소에 제 와이프가 이곳에서 정보를 많이 얻어가는 것 같아서 여기에 글을 남겨요.

 제가 이 곳에 글을 쓰는 이유는 제 와이프가 너무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기 때문이에요.

 이런 일을 겪게 되니 평소 글을 잘 쓰지 않는 사람인데도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쓸 수 밖에 없게 되네요.

 

 

 

저는 8 4일 출산 중에 와이프를 잃었습니다.

아기는 건강하게 낳았는데 2시간 만에 와이프가 죽었어요.

 

 

 

와이프와는 대학 때부터 7년간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봤는데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슬픈 것 보다 너무 충격적이네요.

사실 죽은 게 지금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이럴 때 일수록 이성적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려 해도 문득문득 와이프 생각에 울컥 하답니다.

 

 

 

정말 소소한 것들이 사람을 힘들게 하더라구요.

 평소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어도 큰아이(28개월)가 엄마가 자주 불러줬던 노래를 부르고 있다 던지,

우리가 자주 갔던 동네 커피숖을 지나가던지 하는 그런 별 것 아닌 작은 기억들이 저를 눈물 나게 합니다.

 

 

 

 

흐르는 눈물은 막을 수가 없나봐요. 울지 않으려고 해도 우리나라, 아니 서울,

 아니 동네 모든 곳에 7년간의 와이프와의 추억이 새겨 있어

 저를 길거리에서 울고 있는 바보로 만든답니다.

 

 

 

 

 

 

 

 

 

2011 84일은 제 인생에 평생 사무칠 날이 될 것 같아요.

그날의 아픈 기억들이 평생 가겠죠.

얼마 전 아내의 사망신고와 아이의 출생신고를 같이 하러 동사무소에 갔는데 동사무소

직원의 안타까워하는 표정조차도 저는 보기가 싫더라구요. 눈물이 날까봐서요.

 

 

출생신고와 사망신고를 같이하는 아빠의 마음을 아시겠습니까?

 애써 웃으며 담담해지려해도 쉽지가 않더라구요. 뭐라고 할 수도 없어요.

 

 

 

 

너무 제 글이 감정적인가봐요. 사실 출산과정,

 현재까지의 병원의 태도 등 이런 것들은 적어 예비맘분들에게 알려드리려 했는데,

 지금까지 이런 푸념만 늘어놨네요.

 지금부터는 슬픈 얘기는 잠시 접어두고 이성적으로 상황을 정리해 볼께요.

 

 

 

 

제 와이프는 84일 은평구 I병원에서 출산을 했어요. 원래 8 5일이 예정일이었는데,

 담당의사가 아이가 좀 크니 미리 낳는 것도 좋겠다고 하여 유도분만 날을 8 4일로 잡았어요.

 평소 제 와이프가 한말이 10개월간 매번 진료 받은 선생님께서 애기를 받아주셔야 맘도 편하고

잘 낳을 수 있겠다고 자주 말했거든요.

 그래서 선생님 휴진인 날을 피하고 4일로 날을 잡았죠.

 

 

그래서 그날 아침부터 유도분만 주사를 맞았죠.

 유도분만 주사를 맞으면 아무것도 먹을수 없다고 하여

아침을 대충이라도 챙겨먹었는데 그런 대충 챙겨먹은 아침이 제 와이프랑 먹은 마지막 밥이었어요.

 이럴줄 알았더라면 더 좋아하는거, 더 좋은 거 사다가 더 일찍 일어나 해줄껄 하는 후회도 밀려들어요.

둘째라 빨리 나올꺼라는 선생님 말을 믿고 아침부터 유도분만을 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진행이 빨리 안되자 오후 5시쯤인가 선생님이 인위적으로 양수를 터뜨리더라고요.

그래도 진행이 안되는거 같자, 퇴근하시더라고요.

 

 

 

 

 

 

 

 

 

사실 선생님이 집에 간다고 했을 때 평소

와이프가 한 말도 있고 해서 말리고 싶었어요.

조금만 더 해주지….이런 말리고 싶은 맘도 들었는데한편에서는

 그래 선생님도 사람인데우리도 야근하면 싫은데..” 이런 맘으로 보내드렸어요.

그런데 맘속 한 구석엔 왠지 모를 찜찜함이 계속 남았죠.

나중에 그 선생님이 와이프 문상을 하러 왔는데

 너 양수 터뜨려 놓고 퇴근해서 저녁밥 먹을 때 밥 맛있었냐? 그때 내 와이프는 죽어가고 있었다

이렇게 소리치며 나가라고 했어요. 도저히 도저히 문상을 받지 못하겠더라고요.

 

 

 

선생님 퇴근 후 1시간 정도 지나 6 45분에 3.88킬로 남자 아이를 낳았어요.

출산 후 탯줄 자르고 애기보고.. 첫째 때도 그랬기 때문에 별일 없는 줄 알았어요.

근데 당직의사 표정이 어둡더라고요.

그래도 별 것 아닌 줄 알았죠. 설마 죽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하혈이 계속 있었나봐요. 이것 저것 뭘 하는데..

그때야 경황이 없어 그냥 쳐다 보고만 있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피를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수혈을 왜 안했는지 모르겠어요.

 왜 안했죠? 긴급수혈을 하고, 급하면 옆에 수술실도 있던데..

그리로 옮겨 자궁동맥을 끊거나 아예 적출을 해버리거나 했어야 했던 것 같은데..

가장 중요한 것들을 빨리 하지 않고 주물떡 주물떡 딴짓만 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예전에도 사고가 나서 그 병원 자체가 산모사고에 예민한가봐요.

 예민해서인지 책임을 떠넘기려했는지 그냥 큰 병원으로 보내려고만 했어요.

 또 보낼려면 가까운데  더 큰 세브란스 병원도 있는데, 왜 여의도로 보내냔 말이에요.

그렇게 제 와이프는 시간은 흐르고

수혈도 안하고 의사도 동승하지 않고 간호사만 동승하여

여의도 S병원으로 옮겨지며 비참하게 죽어갔던거에요

 

 

제가 두 병원 의무기록을 이사람 저사람에게 보여줬어요.

 여의도 S병원에 도착 시 헤모글로빈 수치가 5였데요.

(일반인은 12~16사이라고 하더군요) 피가 반 이상이 빠져나간거에요.

5라는 숫자는 산모가 젊고 건강하여 그나마 버텼지,

 나이가 있거나 평소 건강하지 않았으면 이미 사망했을 수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더 원통한 겁니다.

왜 빨리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이렇게 건강한 산모인데..

수혈하고 빨리 수술을 했더라면

 

 

 

 

 

 

 

 

너무 황당해요. 저랑 아침에 대화하며 애 낳으러 갔는데.. 돌아 올 때는 저 혼자였어요

 

 

퇴근한 의사나 당직의사나 사람이 죽고 나니 넘 한스럽네요.

 지금도 그 병원 앞에 자궁적출 전문이렇게 쓰여있는 걸 봤는데..

아주 야구방방이로 부셔버리고 싶더라구요.

 

 

 

그리고 사망 후 병원의 태도는 더 가관이에요.

이런 결과에 대한 병원의 속마음을 볼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 있어요.

저희 장모님이 원통함에 원장에게 삿대질을 하며 뭐라뭐라 하셨나봐요.

그래요. 사람한테 삿대질 한 것은 잘못이죠. 근데 딸이 죽은 이런 상황에서 그런게 보이겠습니까?

 그런데 원장의 반응이 더 가관이에요. “내가 나이가 몇인데 삿대질이야?”

 라며 소리치고 장모님께 도리어 화를 냈답니다. 저의 형님이 그 자리에 동석했는데,

 너무 어의가 없어서 지금 원장님이 화낼 상황입니까?”라고 타일렀대요

 

 

 

 

 

 

 

 

원장부터가 이런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병원인데..

제가 그 병원과 뭘 하겠습니까? 저는 돈 없고 빽도 없어요.

저 같은 사람은 큰 병원 상대로 뭘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도 답답하여 참고 참다가 월요일부터 장인어른,

처남과 함께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어요.

 

 

 

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하고 셋이 같이 하려고 했는데,

I병원 앞에 벌써 집회신고가 되어 있더라고요.

 누군지 예상은 가지만참 이런 것이 이 병원의 태도 입니다.

 

 

 

병원에서 화가난 저희 장모님과 어머니가 소리 쳤다고,

 병원 밖에 현수막 내걸었다고 하여 112에 신고하는 어처구니 없는 병원이 이 병원입니다.

정말 분노와 분통을 참을 수가 없어요.

 

 

 

영정사진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데 저는 왠만하면 제 와이프 영정을 안쳐다봐요.

 이따구 병원을 상대하는데 눈물을 흘리고 있고 싶지 않거든요.

아무튼 이렇게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냥 어떤 남자의 푸념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네요.

 

 

 

 

의학이 많이 좋아졌다고하지만

인간의 생명이 달렸는데

실수를하고

한가족의 행복이 한순간에 허물어지는

아빠의 절규가 내마음을 아프게합니다.

 

 

 

 

 

 

병원과 잘 합의가 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힘없고 빽없는 국민들을 도와주는

그러한 단체는 없을가요?

참!!

안타깝습니다.

.

.

풍요로운 추석을 보내야하는데요

슬픈소식으로 인사를드립니다.

이웃님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